2010년 11월 24일 수요일

아이폰을 사용하며 느끼는 몇 가지 불편함 2

지난 글에 이어 아이폰에서 바꿨으면 하는 점 두 번째를 적어 본다.

6. 와이파이 신호 잡기

3g상태에로 바깥에 나갔을 때 가장 강한 와이파이로 일단 접속이 된 후 장소를 이동하면 이전에 접속된 와이파이 신호는 약해진다. 그러나 완전히 접속이 끊어질 정도로 약해지지 않고 어중간하게 약할 경우  기다리다 아이폰을 던져 버릴 정도로 연결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와이파이 연결 강도가 약할 경우 자동으로 근처의 와이파이를 다시 검색하고 없을 경우 3g로 자동 전환하도록 바뀌었으면 좋겠다. 와이파이 기능을 아예 껐다가 집에서 다시 켜기도 불편하니 말이다.

7. 기본 영어 사전

내 직업상 영어 단어를 찾게 되는 경우가 잦다. 그런데 아이폰에는 영어 사전이 없어 앱스토어에서 어플을 다운받아야 한다. 그러나 가격이 보통 16달러 정도 해서 거의 종이 사전을 사는 것과 가격이 같다. 예전에 사용했던 아르고폰의 경우에는 기본 어플로 영어 사전이 깔려 있어 유용하게 사용했던 경험이 있다. 그것처럼 아이폰에도 기본 어플로 있었으면 좋겠지만 애플의 정책상 통신사가 따로 기능 제공하는 걸 허락하지 않기 때문에 바뀔 가능성은 희박할 것 같다.

8. 다소 작은 듯한 액정 화면 크기

갤럭시S를 사용하면서 가장 부러웠던 건 단 한 가지! 넓은 액정 화면이었다. 3.5인치로는 RSS글을 읽거나 웹페이지를 볼 때 화면이 좁아 다소 불편한 게 사실이다. 최소 4인치, 아예 디자이어HD처럼 4.3인치면 더 좋겠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게 작아서 가지고 다니기 편하기 때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물론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휴대성도 유지되면서 트위터, 페이스북, RSS리더 등의 글을 읽기 편하도록 화면 크기가 좀 더 커졌으면 좋겠다.

9. 너무 짧은 스페이스바

최근 들어 너무 자주 겪고 있는 문제이다. 예전에는 터치형 qwerty 키보드에 적응이 되지 않아 글을 쓰는 속도가 매우 느렸다. 그러나 요즘은 적응이 많이 되어서 빠르게 키를 눌러 글을 쓸 수 있다. 그럴 수록 가장 크게 발생하는 문제가 스페이스바가 눌러 지는게 아니라 엔터가 눌러진다는 것이다. 일반 컴퓨터 키보드는 물리적으로 크기 때문에 전혀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데 아이폰(물론 이것은 아이폰만의 문제는 아니라 터치형 qwerty 자판을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문제이다.)의 키보드에서는 매우 자주 발생한다. 나의 오른쪽 엄지손가락 위치가 습관적으로 오른쪽으로 치우쳐서 발생하는 문제일 수도 있지만 많은 분들이 비슷한 경험을 하시리라 생각된다. 그래서 스페이스바의 길이를 조금 더 늘렸으면 한다. 사실 터치형 스마트폰으로 장문의 글을 작성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엔터키는 누를 일이 거의 없다. 따라서 다음문장 키의 너비를 조금 줄이고 스페이스바의 너비를 좀 더 늘린다면 밑으로 내려간 커서 때문에 다시 백스페이스 버튼을 누르는 수고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2010년 11월 5일 금요일

상근을 아시나요? - 1편

1박 2일에 나왔던 개이름이 아니다. 흔히 상근을 낮게 말하여 '방위'라고도 한다. 예전 방위가 좀 바뀌어서 상근이 된 것이니 틀린 말은 아니다. 내 인생의 2년 하고도 12일을 차지하고 있는 그 이름 상근!

그동안 미뤄 왔던 상근 시절 이야기를 써보고자 한다. 남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가 군대이야기라고들 하니 나도 상근에 대해 할 말이 많긴 하다.

2005년 6월 난 상근예비역으로 입대를 했다. 상근은 쉽게 말하면 집에서 출퇴근하면서 향토 부대에 근무하는 군인이다. 이 상근도 선발 순위가 있는데 난 원래 선순위가 아니었다. 그러나 내가 살았던 곳이 워낙 시골이라서 입대할 상근이 없어 나에게까지 기회가 왔던 것이다. 집 떠나 먼 부대에서 내무생활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축복받은 거라 대학 친구들은 나를 부러워했다. 단, 공익 빼고... 사실 내 시골 초등학교 친구들은 지역 특성상 절반 이상이 상근 출신이었다.

암튼 6월말 제일 더울 때 입대를 해서 5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무사히 마쳤다. 흔히 잘못 알고 있는 사실 하나! 상근은 훈련도 공익처럼 받는 줄 아는데 상근도 엄연한 군인이다. 훈련도 일반 육군 현역과 섞여서 받는다. 훈련소 별로 상근 중대만 따로 묶어서 하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내 경우에는 현역과 상근이 절반씩 섞여서 같이 훈련을 받았다.

상근은 훈련을 마치고 일단 향토방위 대대로 배치된 이후 상황에 따라 동대(읍면대) 본부와 대대 본부, 해안경계 등으로 근무하게 된다. 대부분의 상근들은 동대 근무를 희망한다. 왜냐하면 좀 더 자유롭기 때문이다. 동대에 배치되고 나면 주로 예비군 관리(훈련 관리, 훈련소집 통지서 배부, 작계훈련 실시 등)와 향토방위 업무(목진지 보수, 장비고 점검, 대대 무기 손질 등)를 수행하게 된다. 대대 본부에서는 무기 경계, 무기 손질, PX병, 행정병 등 일반 현역과 마찬가지로 적성과 상황에 따라 업무를 배치받게 된다. 해안경계는 말 그대로 해안경계병이다.

나도 동대에 근무하게 되었다. 동대에서는 일단 상근 병사들 외에는 중대장(동대장)님 밖에 없다. 따라서 동대장님이 주시는 업무에 따라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면 된다. 나는 제일 후임이었음에도 예비군 관리 업무를 맡게 되었다. 사실 예비군 관리 업무가 제일 많고 나머지는 크게 부담이 없는 업무였다. 분대장이 예비군관리를 맡고 있어서 이것저것 물으며 처음에는 많이 배우려고 애썼다.

예비군 관리 업무를 하면서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실무편람을 몇 번 완독하고 모르는 건 다른 동대 행정병에게 묻고 의논하고 대대 동원과장님에게도 문의하면서 정말 열심히 익혀 나갔다. 예비군 관리에도 정보화 바람이 불어 처음에는 학급편성명부, 편성카드, RF2004를 죽어라고 열심히 분석하고 익혔는데 나중에는 국방동원정보체계라고 일원화된 시스템이 생겨 한결 업무가 수월해졌다. 실무편람은 나온지 오래된 거라 나중의 변경사항은 업무처리지침이 계속 내려와서 이것도 쭉 처음부터 보면서 변경된 업무처리 방법을 익혀야 했다. 이렇게 업무를 익히면서 몇 달을 감사 준비하다 보니 정말 많은 걸 뜯어 고치고 체계를 바꾸었다. 매일 꾸준히 해놓았으면 아무 것도 아닌 일들을 앞에서 대충대충 해 놓으니 엉망인게 한 둘이 아니었다. 꼭 동대 일만 그런게 아니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보니 대부분의 일들이 마찬가지 인 것 같다. 사람이란게 다 비슷한가 보다.

암튼 고생고생해가면서 업무를 배우다 보니 나중에는 다른 대대 동원과장님도 애매한 사항이 있으면 나에게 의논할 정도까지 되었다. 그러나 동대도 군대라는 걸 느낀 건 내가 이병 때 행정 감사를 받았는데 실질적인 행정 준비는 내가 거의 다 추진하고 처리했는데 실상 감사관은 분대장을 옆에 앉혀 놓고 감사를 진행했다. 난 막내였던지라 담배 심부름 하러 뛰어 다녀야했다. ㅋㅋ

예비군훈련이 다가오면 예비군 안내 전화를 하고 집을 찾아 다니면서 통지서도 돌렸다. 그러다 보면 알지도 못하는 예비군들이 전화 받자 마자 쌍욕을 해대는 경우도 있고 80%이상은 반말에다 마음 상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통지서를 돌리러 집에 찾아가 보면 부모님들이 자기들도 아들과 연락이 안된다며 행방불명된 예비군들도 있고 가지각색이었다.

일단 1편은 이 정도에서 마무리해 본다.  2편에 계속...



<상근 생활 할 때 출퇴근했던 우리 마을 바닷가>

아이폰을 사용하며 느끼는 몇 가지 불편함

2009년 12월 부터 지금까지 아이폰 3GS 16기가 짜리를 잘 사용해 오고 있다. 약정 기간은 아직 1년 넘게 남았는데 이 아이폰 마저도 나의 호기심을 만족시켜 주는데 그 역할을 다하고 말았다. 휴대폰을 통해 풀브라우징 인터넷을 해보려고 무작정 LG 아르고폰을 구입했고, 아르고의 약정이 6개월 정도 남았지만 위약금을 물고 아이폰을 다시 질렀다. 아이폰을 구입했던 순간의 마음을 떠올리자면

'한국에서 아이폰을 사용할 수 있게 되다니.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ㅋㅋ'

그만큼 이전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는 환상적인 경험이었다. 아이팟 터치를 이미 1년 정도 사용해 왔지만 아이폰은 2배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느껴졌다.

그러나 이 아이폰3GS도 해답(the answer)은 아니었다. 물론 사용의 편의성에 있어서는 지금도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3살짜리 아들이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이제 유아용 앱과 동영상들을 자유자재로 켜고 끌 수 있다. 물론 안드로이드 폰으로도 가능할 수 있겠지만...

암튼 요즘 마법에서 풀린 것처럼 아이폰의 감동에 묻혀 있던 단점들이 점점 나에게 실체를 드러내 보이고 있다.

1. 배터리


최근 경주로 1박 2일 여행을 다녀오면서 아 이거 심각한 문제구나라고 절실히 깨달았다. 몇 시간 음악 듣고, 트윗하고, 페이스북하고, 사진 찍고, RSS글 좀 읽었더니 배터리가 쭉쭉쭉 달았다. 이 내용은 내 페이스북 노트에 적었으므로 링크 걸고 패스~

2. 멀티태스킹 앱 한꺼번에 종료하기


아이폰의 멀티태스킹은 종료 안해도 알아서 메모리 관리를 해서 어플에서 필요한 만큼의 메모리를 확보한다고 들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내 경험으로 확실히 모든 어플이 그렇게 하는 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한참 동안 재미있게 했던 '위룰'이란 게임. 위룰을 백그라운드 어플이 많이 떠 있는 상태에서 실행하면 정말 심하게 버벅거려 게임을 진행할 수가 없었다. 아예 메모리가 부족하다는 메시지를 띄우기도 했다. 그런데 백그라운드 어플을 모두 끈 상태에서 실행하면 아무 문제없이 잘 돌아갔다.

또한 내 경험상 어플 종료가 많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전화 어플에서조차 버벅거려 통화가 불가능할 정도인 경우도 많았다. 암튼 이런 거 저런 거 다 때려 치우더라도 터치 한 번에 다 종료할 수 있게끔 하는 기능 정도는 꼭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 4.0 이전에는 아이폰이 버벅대는 경우가 거의 없었는데 이후에는 제법 그런 경우가 있다. 사실 아이폰에서의 멀티태스킹 자체를 없애는 기능도 있었으면 좋겠다. 멀티태스킹~ 나에게는 영 별로다.


3. usb 메모리로의 활용 불가


자주 쓰이는 파일을 폰에 담에 두었다가 필요할 때 USB로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크나큰 장점이 될 수 있다. 따로 USB 메모리를 하나 더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어지니 말이다. 물론 어플로 USB 메모리 비슷하게 사용할 수는 있지만 귀찮다. 그럴 바엔 차라리 USB 메모리 하나 더 가지고 다닐 것이다.

4. 메인 화면 위젯 활용 불가


메인 화면에서 바로 오늘 일정을 확인하고 달력으로 날짜를 확인하거나 날씨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위젯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효율적이다. 번거롭게 이 어플 저 어플 켤 필요가 없으니 개인 수첩 용도로 아주 잘 활용될 수 있을 텐데 아이폰은 이런 기능은 지원 안한다. 해킹을 하면 가능한 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애플에서 사용자의 편의성을 많이 고려하여 설계했을 텐데 이 기능은 왜 안만들었는지 참 의아하다.

5. 리눅스에서 사용불가


집에 있는 데스크탑에 우분투를 멀티부팅하여 쓰고 있다. 주 OS로 쓰고 있지는 않지만 만약 리눅스를 주 OS로 쓰는 사람이라면 아이폰은 사용 불가능에 가깝다. 아이튠스 리눅스 버전이 없기 때문이다. 어차피 아이폰 동기화 자체는 한 컴퓨터에서만 해야 되긴 하지만 그 한 컴퓨터가 우분투라면 최악의 선택일 것이다. 물론 나도 저작권 보호에 동감하고 강력한 백업 기능에 만족하긴 하지만 사용자의 선택권을 너무 제한하는 아이튠스는 필요악인 것 같다.

일단 이 정도로 마무리해 본다. 이런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참 매력적인 기기임에는 틀림없지만, 새로운 스마트폰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는 시점에서 사용자의 요구를 고려하지 않고 독불장군식으로 변화 없이 계속 유지된다면 난 다음 번에 애플 기기를 구입하지 않을 것이다.(일단 아이패드 출시되면 하나 사 두고 나서...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