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랜만에 집사람과 함께 cgv영화관에 들러서 "디 워"를 보고 왔습니다. 요즘 하도 블로거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었죠. 문화평론가 진중권씨니, mbc의 디 워 영상 일부분 무단 촬영 사건 등 올블로그 인기 검색어에서 내려 올 줄을 몰랐죠. 그러면서 흥행은 대 성공~
과연 영화가 어떻길래 이렇게나 논란이 일어나는지 한 번 확인해 보자는 마음으로 여러 영화 중에 고민없이 바로 "디 워"를 보았습니다. 과연 컴퓨터그래픽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연기자들의 연기가 어느 정도인지, 스토리 전개의 원활함이 어느 정도인지에 초점을 두고 봤죠.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기대 이하도 이상도 아니었습니다. 컴퓨터 그래픽은 정말 멋지더군요. 특히 이무기의 모습과 행동은 정말 저걸 어떻게 표현했을까 싶을 정도로 뛰어난 것 같았습니다. 부라퀴가 큰 건물(건물 이름이 생각이 안납니다.^^:)을 칭칭 감고 오르는 모습에서는 정말 소름이 돋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부라퀴 군단과의 시가지 전투 장면과 마지막 부라퀴와 용의 싸움 정도를 제외하고는 눈길을 사로잡는 장면이 없었습니다. 가장 미흡하다고 생각되었던 부분이 주인공과 주인공 친구들의 연기력이었습니다. 연기자들이 그 캐릭터에 몰입이 되지 않아 보여서 진지함이라든지 절실함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일단 연기자들이 캐릭터에 몰입이 되어야 보는 관객들도 몰입이 될텐데 말이죠. 연기자들의 연기력 자체도 문제가 있겠지만 스토리 자체가 개연성이 조금 부족한 것도 이유가 되겠죠^^.
스토리 진행에 있어서도 내용 자체는 그렇다 쳐도 편안한 분위기와 긴박한 분위기가 반복되면서 당겼다가 풀어주는 맛이 없었습니다. 비유를 하자면 이야기를 읽을 때 인물의 대사가 나오면 실제처럼 연기하듯이 감정을 실어서 읽는 것이 아니라 쭉 설명문 읽듯이 평이하게 읽어 나가는 느낌이랄까요? 약간의 센스가 부족한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를 그렇게까지 기를 쓰고 비평할 정도는 아닌 것 같았습니다. 한국인이 만들어서, 심형래 감독이 만들어서 물론 우리에게 더 친숙한 사람의 작품이다 보니 더 자세하게 들여다 보고 냉정한 평가를 하는 경향이 어느 정도 있을 수 있겠죠. 하지만 반대를 위한 반대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디 워"를 보면서 솔직히 중간 중간에 조금 졸았습니다. 하지만 "트랜스포머"를 보면서는 더 많이 졸았습니다.^^; 트랜스포머에서도 연기자들의 연기는 나무랄 데 없었지만 스토리는 개연성이 부족하고 미흡했던 것은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물론 전체적으로 트랜스포머가 디 워보다는 더 매끄러운 영화인 것 같지만 말이죠.
영화를 보고 난 후 심형래 감독과 제작진들의 영화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그 열정만큼은 충분히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용가리의 실패 이후에도 소신있게 영화에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그 열정만으로도 멋진 것 같습니다. 다음 작품에서는 좀 더 센스있게 멋진 영화 만들기를 기원합니다.
아참! 영화보면서 딱 한 번 웃었던 장면. 골동품 가게로 부라퀴의 하수인 대장(?)이 철조망을 뚫고 들어가는 것을 보고, 지나가던 할머니가 따라 들어가면서 머리를 부딪히는 장면 말입니다. 이런 웃음의 요소를 좀 더 가미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