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초등학교 - 중학교 -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너무나도 내 인생에 있어서 큰 부분이었던 공부..고2 때까지는 공부가 재밌었다. 모르는 내용을 새로이 알아가고 배워간다는 자체가 재미있었다. 주변에서 다들 하니깐 ...다들 같이 하는 거면 이왕이면 더 잘하고 싶었다. 그래서 정말 열심히 했다. 그만큼 성적도 잘 나왔다.
그런데, 단지 나 자신의 발전과 재미를 위해 열심히 했던 공부가 고3이 되고 대학입시라는 목적을 눈앞에 두자 흥미가 떨어졌다. 주변의 기대와 압박에 부담이 커져만 갔다. 내가 원하는 꿈과 목표를 생각하고 고민할 여유가 없었다. 그냥 공부를 했다.
그리고 수능을 쳤다. 1,2교시 뭔가에 홀린 듯 차분하지 못했다....아니, 차분하지 못했다기 보다는 2가지 애매한 예제에서 선택한 것들이 죄다 오답이었다. 그렇게 남들이 쉽다고 대부분 점수가 올랐던 1,2교시에서 아주 망쳐버리고 말았다. 3,4교시는 만회를 했지만...1,2교시는 치명타였다. 내가 원했던 대학(물론 학벌만 보고 원했던 대학)은 엄두도 못낼 정도로 성적이 곤두박질 쳤다.
재수와 점수 맞춰 대학을 다니는 것 중 선택을 해야 했다. 그러나 지긋지긋해진 고등학교 교과목을 다시 공부하고 싶지가 않았다. 꿈이 있어서 그 꿈을 위해 공부한게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어찌저찌해서 점수에 맞춰 대학에 입학을 했다. 별 생각없이..그냥 갔다...등록금 싼 국립대학에 부모님의 기대와도 어느 정도 일치하는 대학에..
그 곳에서의 처음 몇 달간 생활은...우울함과 새로운 재미가 교차하는 생활이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환경에 차츰 적응을 해 갔다. 또 다른 인생의 재미가 느껴졌다. 그렇게 한 학기가 지나고 2학기가 찾아왔다. 우리학교 2학기 도중 수업을 거부하고 투쟁에 나섰다. 나는 투쟁에 같이 친구들과 참여했다. 투쟁의 명분을 크게 느끼고 동참한게 아니라 투쟁활동 그 자체가 새로웠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그 와중에...뚜렷한 목표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왠지 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에...한 번 더 수능을 쳐봐야 겠다는 생각에...수능원서를 쓰고 공부를 했다...물론 여름방학 때부터 준비해 온 것이었다. 1학기 초반에는 고3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전화도 몇 번 받았다. 다시 수능 안 칠거냐고...그러나 그 분께는 실망이 너무도 컸기에...거절했다. 다시 해도 나 스스로 하고 싶었다.
그렇게 투쟁과 공부를 병행하면서...수능을 다시 쳤고. 우연히 중학교 동창 녀석과 한 교실에서 수능을 쳤다.(그 녀석은 재수를 해서 자기가 원하던 의대에 입학하게 되었다.) 결과는 전 해보다는 나았지만...이번에도 1교시에서 완전히 뭔가 홀린 듯 점수가 안나왔다. 1교시가 보통 때 점수만 나왔다면...어디든 충분히 갈 점수였다. 그런데 뭔가 아쉬움 보다는 그냥 홀가분함이 컸다. 학교를 떠나겠다는 생각보다는 다시 한 번 내 실력을 평가해 보자는 그냥 평가의 의미가 컸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 나는 완전히 대학 생활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것 저것 보통의 친구들이 하는 모든 것을 해보고 싶었다. (물론 그 만큼 열심히 논 것 밖에 없지만^^)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나이가 먹어 가면서 내 자신에 대한 인식이 커져 갔다. 그리고 현재의 나...물론 아직도 나의 진정한 꿈과 목표는 무엇인지...명확하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점차 명확해지고 있는 중이라는 것은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 그 명확함을 더해가기 위해 요즘은 열심히까지는 아니지만....시간을 쪼개어 공부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인생에 있어 내년 한 해가 중대한 시점이 될 것 같다. 새롭게 즐거운 여정을 시작하고 있는 중이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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