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월 21일 일요일

온라인 게임 ‘거상’

2003년 후반기부터 시작하여 지금도 내가 즐기고 있는 온라인 게임 '거상'

예전에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면서 내용으로 넣었던 글이다. 아마 2004년 후반기에 작성한 듯...(자세한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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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상, 즉 임진록 온라인 거상이라는 게임은 조이온에서 개발하여 운영되는 온라인 게임이다. PC용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인기를 끌었던 임진록이라는 게임을 온라인 용으로 컨버젼한 것이다. 2001년 나와서 아직까지 서비스되고 있는 이 게임은 다른 유료 온라인 게임과 다르게 무료 게임이다. 무료게임인데 어떻게 무슨 돈으로 운영하느냐 하면은 아이템몰을 운영하여 아이템을 유료로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유료로 전환했다가 유저가 급격히 줄어들자 차선책으로 이런 방식을 택했다고 한다. ㅡㅡ;) 무료게임의 특성상 돈이 부족한 초등학생들이 아주 많이 하는 게임이기도 하다.ㅡㅡ;; 하지만 진정한 거상매니아들은 이런 초등학생들이 아닌 대부분 20대~30대 정도의 사람들이다. 게임을 하면서 이러한 매니아들이 쓰는 공략이나 전략들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감탄을 금할 수가 없다. 다양한 나이와 직업의 사람들이 참여하는 이것은 진정한 하나의 문화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한참 리니지 열풍이 불어닥칠 때 나는 온라인 게임을 왜 하냐고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을 매도하곤 했다. 하지만 내가 직접 거상이란 게임을 접해서 온라인 게임을 즐기고 있는 요즘은 충분히 그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다.^^; 흔히들 게임이라고 하면 애들이나 하는 수준낮은 놀이 정도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것은 오해에 불과하다. 요즘 게임들은 하나의 과학이자 문화이다. 하나의 게임을 개발하는 데에는 사운드, 그래픽, 프로그래머, 시스템 구성자, 아이디어 생성자, 고객상담원, 또한 게임 평가자 등 많은 인력과 자본, 노력을 필요로 한다.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있어서도 단순히 시간만 투자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게임을 즐기고 잘 진행하기 위해서는 각종 연구와 실험, 노하우 공유 등의 노력이 소요된다. 특히나 다른 게임과 다르게 거상이라는 게임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

거상은 조선시대 임진왜란이라는 시대상황에 근거하여 진행되는 SRPG게임이다. 이 거상이라는 게임이 다른 온라인 게임과 가장 큰 차이점은 경제 시스템적 요소가 매우 강하는 점과 본케릭터 이외의 용병과 장수들을 키운다는 점이다. 리니지, 뮤, 라그나로크 등 다른 온라인 게임들이 하나의 자기 케릭터만을 키우는데 반해서 거상은 본케릭터를 제외하고도 5명의 장수와 나머지 6명의 용병들을 키울 수 있다. 따라서 장수나 용병들의 조합이라던지, 용병간의 거래라는 차원이 거상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경제 시스템은 게임의 제목 그대로 거상이 되기 위해 돈을 버는 시스템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거상에는 조선, 일본, 대만, 중국의 수많은 도시들이 존재한다. 이 도시에는 약방, 시전, 싸전, 무기점 등 상점이 각각 존재하는 데 도시마다 물건들의 수량이 다르고 또한 장날마다 수량이 변한다. 여기에서 장사의 개념이 나온다. 즉, 싼 도시에서 물품을 사서 비싼 도시에다가 물품을 파는 것이다. 어찌보면 간단한 시스템이지만 실제의 장사 개념을 그대로 게임에 응용한 자체가 신선하다. 도시에 돈을 투자하여 연말마다 도시의 수입을 투자비율에 나누는 시스템도 있고 마음 맞는 사람끼리의 모임인 상단과 이 상단간의 싸움인 공성도 있다.

이렇게 타 온라인게임이 전투에 치중되기 쉬운 반면에 거상은 전투 이외에도 장사, 상단간의 교류 등 다양한 요소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또한 거상의 매력적인 요소가 서양 중세나 공상의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타 게임들에 비해 이순신, 신립, 권율, 유성룡, 도쿠가와, 가토 등 실제의 당시 임진왜란 장수들을 가지고 게임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즉, 게임의 배경 자체가 우리나라이고 그 인물들이 우리 조상들인 것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측면에서 거상이라는 게임은 복잡하기도 신선하기도 하고 향토적인 게임인 것이다. 그것이 내가 1년 넘게 거상이라는 게임을 즐기게 된 계기일 것이다.

게임은 이제 단순히 애들이 즐기는 놀이가 아니라 우리 시대의 문화이자 경제이다.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 하나로 인해 전국에 PC방이 열풍처럼 번져서 일반화 되고 이어서 리니지라는 온라인 게임이 대히트를 치고 있는 것은 우리의 문화와 경제가 동시에 변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의 영화를 만드는 작업이나 하나의 게임을 만드는 작업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온라인 게임은 다른 사람과 같이 진행하면서 의사소통을 한다는 측면에서 하나의 작은 사회라고 할 수 있고, 이것은 하나의 경제이다. 이 새로운 문화에 동참해 보고 싶지 않으신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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