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12일 월요일

투표일의 하루

오늘 간만에 휴일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동안 3월 한 달간 너무 바쁘게 지내오다가 드디어 제대로 된 휴일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재충전의 시간을 맞이하여 집안에만 틀어 박혀 좀 쉬고 싶었으나, 밖으로 나가길 좋아하는 집사람으로 인하여 이 휴일은 간만의 데이트 시간으로 정해져 있던 터였다.

그러나 아침에 일어나 보니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다. 휴일에 내리는 비에 좋아라 해야 할지 싫어라 해야 할지 분간하기 힘들었다. 집에서 쉴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게 된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좀 더 큰 것은 사실이었다.

아침에 산부인과 검진을 집사람과 같이 갔다. 이제 출산 예정일에 40일 정도 남은 터라 더욱 신경이 쓰였다. 다행히 아기는 건강하게 자라고 있었고 초음파 사진을 보니 저번 보다 훨씬 얼굴에 살이 붙어 있어 정말 아기 같은 귀여움을 간직하기 시작한 터였다. 다만 의사 1분이 진료를 받아서 2시간 정도 기다린 후에 진료를 하게 되어 짜증이 좀 났으나, 윗층 신생아실에서 태어난 지 2시간 된 아기를 보니 짜증은 멀리 달아나고 없었다.

진료를 마친 후 바로 근처 초등학교에 있는 투표소로 향했다. 솔직히 투표권을 갖게 된 20살 이후로 투표를 한 것이 몇 번 되지 않았다. 25살 때 지역에 있는 시의원을 뽑는 선거 때 투표를 한 것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점점 사회의식을 가지게 되었고 투표를 새롭게 인식하기 시작했다.
“나하나 투표로 내 마음을 표현해 봐야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는 생각이 젊은 층에는 너무 강한 것 같다. 또는 “누가 되든지 다 거기서 거기다.” 는 생각도 강하다.
하지만 이번 대통령 선거를 겪으면서 정말 그건 아니다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자신은 투표도 하지 않아 놓고 대통령이 어떻고 정책이 어떻고 하는 비난을 하는 사람은 무책임한 사람이다. 투표를 하지 않은 사람은 투표를 하지 않음으로써 자기가 비난하는 정치인 또는 정책에 어느 정도 동조를 한 셈이 되니 말이다. 물론 무투표가 자신의 의견 반영일 수도 있지만 그것은 민주주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투표율이 낮은 채로 당선이 되어도 결국 당선된 사람은 자기 생각대로 정치를 해 나가고 국민의 뜻은 반영되지 않는다. 이것은 정치인의 문제인가 일반 국민의 문제인가?

인터넷이 전국민에게 이 정도로 발달된 이상 앞으로는 온라인 투표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또한 중요한 정책일 경우 국민투표를 쉽게 온라인으로 실시할 수 있을 것 같다. 대의 정치란 어차피 국민의 대리로 정치인을 선발하여 정치를 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그 정치인들이 요즘은 국민의 의견을 거의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언론이 정책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국민의 시각도 바뀌고 관심 정도도 바뀌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니 차라리 전문성이 어느 정도 떨어지더라도 전 국민이 정치에 참여하는 방법을 고려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사회의 복잡성으로 인해 점점 진실이 무엇인지가 흐릿해 지고 있다. 말이란 것도 해석하기 나름인 상황이다. 이에 일반 국민들은 판단을 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소신이 없다. 기준도 없다. 좀 더 국민들이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