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29일 토요일

아직 정이 살아있는 재래시장

 토요일 오후 오랜만에 여유가 좀 생겼다. 내가 살고 있는 거제도에는 아침부터 바람이 많이 불어 거리에 온통 은행 낙엽이 날리는 등 한겨울 뺨치는 날씨였다. 원래 오후에 아내와 같이 시장에서 장을 보기로 했는데 날이 추운 관계로 혼자 장을 봐 오는 걸로 수정했다.

 주어진 임무는 아들 이유식에 쓰기 위해 방앗간에서 찹쌀을 가루로 만들어 오기와 각종 반찬거리 사기였다. 매서운 추위를 뒤로 하고 집에서 약 10분거리에 있는 재래시장으로 가서 방앗간을 찾았다. 중간 정도 크기의 방앗간을 갔는데 장사가 잘 안되는지 한산했다. 찹쌀을 내밀면서 좀 빻을 수 있냐고 물으니 오늘 장사 마쳤다고 다른데로 가보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 어쩔 수 없이 다른 방앗간을 찾아 나섰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하니 시각이 5시 정도 밖에 안됐는데 벌써 마치는지, 마쳤더라도 간단한 작업이니 좀 해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리저리 찾다가 00떡집이라고 적힌 아까보다 작은 규모의 떡집이 있길래 들어가 보았다. 안에 계시는 아주머니는 전화 받느라 정신이 없고 아저씨 두 분은 가래떡을 만드느라 바빠 보였다. 그 중 아저씨 한 분께 혹시 이거 좀 빻을 수 있냐고 물으니 아저씨께서는 흔쾌히 찹쌀을 받아 주시고는 기계에 넣고 빻아 주셨다. 예전에도 부모님따라 방앗간을 자주 갔던 터라 곡물 빻는 기계는 낯익어 보였다. 처음에 아저씨께서 뭣에 쓸 거냐고 물으시길래 아기 이유식에 쓴다니깐 2번을 빻아 주셨다. 그리고 가루가 다 된 후 봉지에 넣고 나에게 건네셨고 나는 의례 얼마 드리면 되냐고 가격을 물었다. 그런데 아저씨께서는 돈 안받아도 되니깐 그냥 가져 가라고 하시고는 바쁘신지 다시 가래떡을 만들러 가셨다.

 좀 당황하기도 하고 기분이 좋기도 했다. 돈을 아끼게 되어서 기분이 좋다는 것 보다는 아직도 정을 바탕으로 장사를 하시는 분이 계시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 요즘은 가만 보면 무엇이든 돈으로 환산하고 원리 원칙대로 하는 분위기가 많은 것 같다. 마트에서 야채를 사도 저울로 정확한 무게를 재어 10원 단위까지 계산하지 않던가?

 아까 처음에 갔던 방앗간은 한가하고, 두 번째로 갔던 떡집은 붐비는 이유가 있는 것 같았다. 소비자 입장에서 이런 호의를 겪게 되면 다음에 그 물건을 살 때 어느 곳에서 사게 될 지는 뻔한 것이 아닌가? 장사를 할 때도 좀 더 폭넓게 생각하고 사람 사이의 정을 바탕으로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떡집을 나온 후 나머지 야채와 해산물 등을 사면서도 마찬가지였다. 무게에 따라 딱딱 정해진 가격으로 물건을 사면 편리하긴 하지만 대충 눈대중으로 물건을 사고 팔고 하나씩 더 얹어 주는 센스, 또한 주인이 정한 가격을 살짝 깎아 주는 센스! 이런 것도 삶의 한 매력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ipod touch에서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는 기능 2가지

 아이팟 터치 2세대에는 버튼이 3종류가 있다. 홈버튼, 슬립버튼, 볼륨 버튼.
 
홈버튼은 말 그대로 어느 화면에서나 누르면 홈화면으로 이동한다.
슬립 버튼은 화면을 꺼서 잠자기 모드로 바꾸고 반대로 깨우는 용도이며,  기기가 멈춰서 다운이 되었을 때 5초 정도 계속 누르고 있으면 아예 전원을 끄는 기능도 한다.
볼륨버튼은 볼륨을 높이거나 줄일 수 있는 버튼인데 이상하게 누르기 힘들게 만들어 놓아 잘 사용하지는 않는다.

 아이팟 터치는 터치는 수많은 기능을 할 수 있는 기계이지만 그것을 조작하는 것은 거의 대부분 화면 터치에 의해 이루어지고 나머지 직접 누르는 버튼은 최소화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보통 디카 등의 디지털 기기를 사면 예전에는 두꺼운 사용 설명서를 주었는데 요즘에는 최소한의 기능만 설명해 놓은 간단하고 작은 설명서를 주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지난 5월달에 삼성 VLUU NV24HD 카메라를 샀는데 자세한 기능 설명서가 없어서 홈페이지를 직접 찾아가서 PDF 파일로 된 설명서를 직접 다운받아 썼던 기억이 난다.

 아이팟 터치는 한 술 더 떠서 가로 30cm, 세로 7~8cm 가량 되는 앞뒤로 된 설명서가 고작이다. 복잡한 세상에서 사는 사용자들을 위한 배려인지는 몰라도 설명서가 없으니 일단 부담감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꼭 필요한 기능을 이용하고 싶을 때 인터넷 검색을 해야 하는 수고가 따른다.

 터치를 이용하면서 그냥 3가지 버튼의 기본 용도로만 잘 사용해 왔지만 기기를 좀 더 알아가고 이해하게 되면서 더 많은 기능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인 것 같다. 먼저 음악을 켜놓고 들으면서 다른 작업을 하다가 음악을 꺼야 하는 필요를 느낄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음악을 들으면서 사파리로 웹에 있는 글을 읽는데 좀 더 집중해야 할 필요를 느끼게 될 경우 이전까지는 홈버튼을 누른 후 음악을 눌러서 재생 중인 음악을 끈 후 다시 사파리로 돌아왔다. 그런데 훨씬 간단한 방법이 있었으니, 다른 어플 실행 중 그냥 홈버튼을 더블 클릭하면 팝업으로 음악 재생을 조절할 수 있는 메뉴가 뜬다. 그러면 중지나 이전곡, 다음곡을 누르면 쉽게 음악 재생 조절이 가능하다.

 두번째 기능은 스크린샷 찍기이다. 웹을 돌아다니다 보면 블로그에 아이팟 터치 화면이 아주 깨끗하고 선명하게 원래 모습 그대로 올라와 있는 것을 자주 보았다. 처음에는 어떤 좋은 카메라로 찍길래 저렇게 깨끗하게 올라와 있을까하고 궁금하기도 했다. 그런데 검색을 해보니 역시 버튼을 통해 스크린샷을 찍는 기능이 있었다. 홈버튼과 슬립버튼을 동시에 누르면 현재 화면이 스크린샷으로 찍혀 사진 앨범에 저장된 사진 폴더에 자동으로 저장된다. 매우 유용한 기능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숨겨진 기능들을 사용자가 사용하면서 찾아 보라는 일종의 기획일까? 이런 기능들을 하나씩 알아가니 좀 더 재미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과연 그 이유는....


2008년 11월 28일 금요일

ipod touch 무료 어플

 요즘 아이팟 터치 2세대로 앱스토어에서 무료 어플 찾는게 저녁 일과 중의 하나가 되어 버렸다. 받아 놓은 어플 업데이트가 있으면 즉각즉각 받아야 되고 새로 나온 공짜이면서 유용한 프로그램은 없는지 꼭 찾아본다.

 몇 일전 우연히 애플사에 직접 만든 remote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사용하면서 너무 신기해했다. 단순한 프로그램이지만 단순한 만큼 강력하고 멋진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나 애플사에서 직접 만든 어플이라 더 관심과 호기심이 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이 어플의 기능은 단순하다. 아이튠스용 리모콘!

아이팟 터치로 아이튠스가 켜져 있는 컴퓨터의 음악을 자동으로 켜고 끌 수 있다. 음악파일이 터치로 전송되어서 터치에서 소리가 나는게 아니라 단지 컴퓨터에 있는 아이튠스 프로그램을 조작하여 컴퓨터의 스피커에서 음악이 재생되고 꺼지게 하는 것이다.
   먼저 컴퓨터 상의 아이튠스 프로그램이 실행되고 있어야 한다. 실행되어 있지 않으면 터치에서 remote를 실행해도 진행이 되지 않는다.

  아이튠스가 켜져 있는 상태에서 터치 상의 remote를 실행하면 아이튠스의 왼쪽에 있는 "장비"란에 아이팟이 뜬다. 그런데 터치를 usb케이블로 연결했을 때와는 다른 아이콘 모양이며, 오른쪽 부분에 암호를 입력하는 란이 나온다.
 
  암호는 터치에 보면 사진과 같이 나온다. 이 숫자를 아이튠스의 암호란에 입력하면 연결이 되어 터치가 리모콘으로서의 기능을 하게 된다. 이 암호는 그 때 그 때 다르다.^^

 일단 장점은 컴퓨터가 있는 방에 누워서 몸을 일으키지 않고 누워서 터치 기계로 내 컴퓨터에 있는 음악을 검색하여 스피커로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보통 사람들은 이어폰을 끼고 터치에 있는 음악을 그냥 들을 것 같긴 하지만ㅡㅡ;;

 또한 볼륨 조절도 가능하다. 다만 터치 왼쪽에 있는 버튼으로는 불가능하고 오직 화면상에 나와 있는 바를 통해서만 조절이 가능하다.ㅡㅡ;;

 효율성 면에서 그렇게 큰 점수를 주지는 못하겠지만 리모컨 기능이 너무나 쉽고 빠르게 잘 작동한다는 자체가 너무 신기하고 매력적인 어플이다. 앱 스토어에서 <remote>를 검색해 보시길...

2008년 11월 26일 수요일

네이버의 맥 OS 지원 문제

 맥에서 파이어폭스나 사파리로 네이버 블로그에 접속시 바람개비가 돌던 문제는 은연 중에 해결이 되었으나 사파리로 네이버의 메인 페이지에 접속할 때 방금 전에 문제가 생기네요. 파이어폭스에서는 문제없이 잘 접속이 되었으나 사파리로 네이버에 접속 시 진행이 100% 되지 않고 70% 정도에서 멈추며 로그인 정보를 적는 란이 나오지 않네요. 예전에는 메인 페이지에서는 사파리에서도 별 문제가 없었는데 말이죠.

어디서 로그인을 해야할지 난감하네요. ㅡㅡ;

 이 밖에 예전부터 있었던 문제인데 이건 아직도 해결이 되지 않았네요. 네이버 메일로 온 첨부파일을 맥에서 다운로드 시 이렇게 글자가 깨지는 문제입니다. 파일명이 한글일 경우에 발생합니다. 언제쯤 해결이 될까요? 웹 표준 지원은 너무나 멀어 보입니다...

네이버 블로그 접속시 맥에서 바람개비가 돌던 문제

 얼마 전부터 맥에서 사파리 또는 파이어폭스로 네이버 블로그에 접속하면 약 1~2분간 바람개비가 돌면서 작업이 멈춰버렸습니다. 특별히 어떤 작업을 한 것도 아니고 용량이 큰 페이지에 접속한 것도 아닌데 말이죠. 그리고 그에 대한 불만들이 속속 블로그 상에서 제기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제 컴퓨터가 이상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갔는데, kmug에서 다른 여러 사용자들도 똑같은 현상을 겪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맥에서 네이버 블로그로 접속하면 멈추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그에 대해 네이버 고객센터에 해결책을 물었고 대답은 "우리는 맥 OS 환경을 지원하지 않는다."였습니다. 이에 대해 여러 블로거분들께서 불만을 토로하셨죠.

 그런데 오늘 또 우연히 네이버 블로그에 접속했는데 이런 문제가 해결되었나 봅니다. 1~2분간 줄기차게 돌던 바람개비가 말끔히 사라졌네요. 뭐가 문제였는데 모르겠지만 어쨌든 해결은 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 일을 겪으면서 드는 생각이 네이버 고객센터 쪽에서 답변을 할 때 "우리는 맥 OS 환경을 지원하지 않는다."라고 할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서 해결하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라고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합니다. 굳이 이렇게 문제를 해결할 거라면 말입니다. 만약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서비스하는 입장에서 노력하겠다는 태도만 보여줘도 소비자들은 일단 마음이 수그러들게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검색하다 보니 "네이버 검색 공식블로그"도 있군요. 그런데 내용 중에 보니 "다양한 사람들의 배려"라는 글에서 검색분야에 있어서 사파리 뿐만 아니라 다른 브라우저도 공식적으로 지원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검색을 더 많이 지원한다고 했으면 블로그도 좀 더 폭넓게 소수인 매킨토시나 리눅스 유저도 "공식적"으로 지원해 주었으면 합니다.

2008년 11월 23일 일요일

쾌활하게 웃는 아들의 웃음을 보며

요즘 아들이 옹알옹알 말소리도 제법 내고 물건을 손으로 똑바로 잡는 등 부쩍 자란 느낌입니다. 특이한 소리를 내면 깔깔깔깔 너무나 즐겁게 웃네요. 그런데 신기한 것이 몇 번 그 소리에 반응하여 웃다가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 하면 웃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점점 기억력이 생긴다는 증거이겠죠? 얼마 전에 제가 안고 있으면서 입으로 "뿌뿌뿌뿌~" 소리를 냈는데 그 소리에 너무나 쾌활하고 즐겁게 웃는 아들의 모습을 담아 봤습니다.^^

2008년 11월 14일 금요일

애꿎은 맥북을 원망하다.

 강당의 행사에서 음악을 틀어 들려주는 일을 부탁받았다. 한 쪽은 마이크 꽂는 잭이고 한 쪽은 스피커를 꽂는 잭이 있어서 편하게 컴퓨터를 통해 강당의 스피커로 음악을 들려 줄 수 있게 장치가 되어 있었다. 예전에는 이 장치가 없어서 시디 플레이가 되는 카세트에다가 마이크를 대고 음악을 듣곤 했는데 정말 많이 편해지고 더 좋은 음질로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아끼는 맥북을 가져 가려고 하니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잠깐 쓰는데 괜찮을 것 같다는 안심과 맥북을 좀 더 유용하게 써보자 하는 생각으로 부탁을 받아 들여 일을 진행하였다. 전날 미리 점검을 해보지 않고 오늘  바로 설치해서 행사를  진행하려고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였다. 음악 파일을 외장 하드에서 맥북으로 옮긴 후 곰오디오로 음악을 틀었다.(맥북에 부트캠프 설치)

 그런데 처음에는 잘 되는 줄 알았는데 음이 뭔가 이상했다. 음이 아예 안나오는 것도 아니고 스테레오 기능 중 일부만 나오고 일부는 나오지 않았다. 당황한 나머지 등에서는 식은땀이 줄줄 흘러 나왔다. 나에게 일을 부탁했던 동료에게는 계속 미안하다고 기계가 이상해서 그런 것 같다고 미안해 하면서 맥북을 원망(?)하는 마음이 처음으로 생겼다. 맥북이 애플에서 만든 기기이다 보니 보통 스피커를 지원하지 못해서 그런다고 지레 짐작을 한 것이었다. 애플은 왜 표준 기기에 적합하게 사운드 설계를 하지 않았는지 원망스러웠고, 어제 미리 점검을 해보지 않은 실수와 함께 후회하는 마음이 컸다.

 그래서 mp3 플레이어까지 동원하여 음악을 나오게 하려고 했다. 처음에는 mp3플레이어에서는 음악이 잘 나왔다. 이제 의심의 여지가 없이 완전히 맥북의 문제라는 판단이 섰다. 한참동안 행사를 망치게 되었다는 생각에 짜증이 절로 나오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오늘이 본 행사가 아니라 리허설이었다는 점이다. 리허설이긴 했지만 실전처럼 진행을 할 수 있을 거라 자만했던 생각으로 인해 미리 준비하지 못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겠다는 다짐을 했지만 이미 지나간 버스였다.

 그런데 mp3 플레이어에서 잘 나오던 음악에서 갑자기 아까와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 헉! 결국 문제의 원인을 더 자세히 찾아보니 선이 문제였다. 마이크 선과 스피커 선을 연결한 부분을 만지니 소리가 제대로 났다가 나지 않았다가 하는 현상이 발생했던 것이다. ㅡ,ㅡ;;; 즉, 내 맥북의 문제가 아니었단 말이다. 순간 안도의 한숨과 함께 괜히 맥북을 의심해서 맥북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다음부터는 꼭 리허설 전에도 점검을 해보자. 그리고 맥북은 여전히 쓸만한 노트북이다.^.^